내가 탄 게 로켓이 맞나? 스타트업 종사가가 이직을 고민하게 될 때.
“로켓에 자리가 나면 일단 올라타라.”
-페이스북 COO 쉐릴 샌드버그
내가 과거에 탔던 로켓들은 그 당시의 나에겐 분명히 로켓이었다. 그런데 나는 왜 그 로켓을 두고 새로운 로켓을 찾아 떠나기로 마음먹게 되었나?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의 나의 스타트업과 일에 대한 가치관은 내가 떠났던 두 개의 로켓이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그 가치관에 따라 그 당시 내가 몸담고 있던 로켓을 떠나야겠다고 확신했다.
내가 서 있는 곳이 더 이상 로켓이라는 판단이 들지 않았던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유사 서비스의 발전성에 비해 우리 서비스는 점점 도태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때
- 메인 서비스의 핵심 기능을 유저와 대표가 다르게 알고 있을 때
-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요구할 때
- 주변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여 서비스의 핵심 가치를 변경하는 대표가 정작 팀원들 의견은 귓등으로도 안 들을 때
- 그리고 위의 모든 내용들이 오래되어 이제 익숙할 때
물론 스타트업 종사자라고 해서 꼭 유니콘을 지향하고 팀원들과 함께 꿈을 키우고 성장할 필요는 없다. 연봉 / 팀 분위기 / 브랜드 네임 / 워라벨 / 좋은 복지 / 집과 가깝다는 이점 등 회사를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은 너무나 많다. 다시 사회에 나가는 것이 두렵거나 도전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 이슈가 있거나 재구직이 귀찮기 때문에 현재의 회사에 머무르는 것도 좋은 판단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현실과 이상의 타협을 본인의 적정선에서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다만 로켓을 타겠다는 욕구를 가진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지금 타고 있는 로켓의 방향이 내가 원하는 방향과 겹치는 부분이 있는가?
내가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지? 라는 생각을 매일 하게 되는가?
서비스의 미미한 발전 때문에 나 자신의 자존감도 함께 낮아지고 있는가?
일의 스트레스가 너무 커 삶에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지는 않는가?
인지한 지는 오래되었지만 여러 이유로 인해 판단을 외면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거고, 나 역시 그 중의 한 명이었다.
로켓을 탔다고 탄 줄 알았는데 로켓 모형이었다.
너무 오랜 기간 대기권에서만 맴돌고 있다.
로켓이 우주 진입은 했는데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정신 차리고 보니 로켓이 아닌 우주선을 타고 있었다.
이 판단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오랜 시간 고민해 왔을 것이다. 하지만 판단이 드는 순간, 다른 로켓을 찾아야 한다. 로켓은 맞지만 나와 가치관이 다르던, 로켓이 아니어서 탈출이 필요하던 중요한 것은 내 삶을 불행하게 만드는 상황을 개선시키는 것이고 그 대안은 다른 로켓을 찾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다른 로켓을 찾기 전 꼭 선행되어야 하는 작업이 있다. 바로 내 삶의 목표와 나의 일에 대한 가치관을 지금 시점에 맞추어 다시 한번 재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문제를 다음으로 끌고 가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그동안 내가 배운 여러 가지 장점들을 나에게 녹여내어 내가 원하는 로켓에 탈 수 있는 준비를 하기 위해서는 이 작업이 꼭 필요하다.
스타트업에 종사하다 보면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다른 회사들이 눈에 들어올 때가 있다. 나에게는 ‘라이너 팀’이 그런 곳이었고, 내가 알게 된 정보는 라이너 팀과 내 가치관이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을 심어주었다. 1년이란 시간이 지나 새로운 로켓을 찾아 떠나야겠다고 결심하며 재정립한 나의 삶의 방향과 가치관은 여전히 라이너 팀과 잘 맞을 것 같았고,일단 가서 똑똑 두드려보았다. 운과 시기 그리고 열정이 만나 로켓에 문이 생겨났고 지금 나는 그 자리에 올라타 있다.
준비하고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나의 가치관과 대표의 가치관이 부합하는지 점검하라. 방향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점검 후에도 로켓이라는 판단이 들면 올라타라. 성장과 성취감을 맛볼 진정한 기회가 올 것이다.